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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 챔피언 스토리의 산실 코오롱 한국오픈 예선전

남화영 기자2023.06.15 오전 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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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회 코오롱 스포츠단 단장(왼쪽)과 차석 통과자 김우현 [사진=코오롱 한국오픈 조직위]

코오롱 한국오픈은 ‘오픈(Open)’이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 프로는 물론이고 아마추어에게도 열려 있는 대회다. 아마추어 골퍼라도 핸디캡 1.4 이하의 증명서를 내면 도전할 수 있다.

이번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CC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제123회 US오픈은 올해 사상 최대 1만187명이 1차 예선에 출전 신청을 했다. 이전까지 2014년 대회의 1만127명이 역대 최다였으나 올해 60명이 더 늘어났다. 미국의 골프장 109곳에서 치르는 1차 지역 예선을 통해 36홀의 2차 최종 예선을 거쳐 52장의 US오픈 출전자를 가렸다.

오는 7월에 잉글랜드 로열리버풀에서 열리는 제151회 디오픈은 1907년에 예선전이 처음 열렸다. 다만 1911년까지는 출전 선수가 많지 않아서 36홀 컷으로 예선을 대신했다. 출전 선수가 늘어나자 자연스럽게 예선전을 열어 선수를 가렸다. 올해는 영국 각 지역에서 1차 예선을 거쳐 7월초 4곳의 골프장에서 최종 예선을 거쳐 3장씩 총 12장의 출전 티켓을 준다.

오랜 전통에 큰 규모일수록 참여 선수의 문호를 넓혀 외연을 확대하는 노력을 하는 게 내셔널타이틀 대회의 책무다. 코오롱 한국오픈에서 예선전에 정성을 들이는 건 골프 대회가 미래에도 항구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수석 통과자 김홍택 [사진=한국오픈 조직위]

8년간 먼데이 퀄리파잉
코오롱 한국오픈은 2006년에 국내 처음으로 예선전을 도입했다. 당시 ‘먼데이 퀄리파잉’을 확대한 개념이었는데 대회가 열리는 주 월요일 하루에 추가 출전 선수를 추려내는 데서 시작했다.

2013년까지 8년간은 월요일에 출전 티켓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했다. 2006년에는 출전권이 없는 선수 154명이 응모해 프로, 아마추어 5명씩 대회에 출전 티켓을 주었다.

2008년에는 하루 경기로는 가장 많은 204명(프로 138명, 아마추어 66명)이 응모해 프로 8명에 아마추어 2명이 대회에 나갈 수 있었다. 이듬해는 응모자는 125명으로 대폭 줄었으나 대회 출전자는 12명으로 더 늘었으나 해가 갈수록 조금씩 줄었고 진출 티켓도 7장으로 축소됐다.

대회장도 첫해는 인천 영종도의 골프(구 스카이)72골프장에서 개최했으나 이후로 대회장인 우정힐스CC에서 열렸다. 8년간의 먼데이퀄리파잉 대회에 응시한 선수는 총 1128명에 달하며 그중에 국가대표 상비군 등 아마추어는 288명이었다. 그중에 한국오픈에 출전한 선수는 아마추어 13명 포함 70명이었다.

2018년 챔피언 최민철

메이저답게 2차례 예선전
2014년에는 주관사인 코오롱이 미국, 영국의 해외 메이저에서 진행하는 1,2차 예선전 방식을 전격 도입했다. 슬로건부터 ‘당신을 위한 오픈(Open for you)’으로 잡고서 예선 선발전 형식을 1차 예선에 준회원, 2부 스릭슨투어 선수도 출전할 수 있도록 했다. 그래서 1차 예선전에는 아마추어까지 모두 168명이 응모했다.

거기서 좋은 성적을 낸 선수 50명(프로 41명, 아마추어 9명)에게 최종 예선 출전권을 줬다. 이틀 36홀 경기로 치렀는데 1차전 통과자 50명에다 전년도 KPGA 상금 순위 61~120위 선수들이 출전해 최종 7명을 뽑았다. 이 과정에서 참가 선수에게는 이틀 참가비(15만9천원)만 내도록 했고, 카트비, 식대 등은 코오롱이 모두 부담했다.

2년째를 맞은 2015년에는 282명이 1차에 응모했고 최종 예선을 통해 전년도의 3배인 18명이 한국오픈 티켓을 받았다. 2016년에는 무려 711명이 응모했고 조성민은 대회에 출전해 16위의 좋은 성적을 거두었다. 2017년에는 아시안투어 출전자가 줄면서 예선전을 통한 출전 선수가 무려 27명에 이르렀다.

올해는 춘천 라비에벨 듄스 코스에서 지난 5월30일부터 6월2일까지 4차례의 1차전을 치렀다. 대회관리위원회의 판단으로 같은 코스보다는 다른 코스에서 1차전을 가지는 게 보다 공정하기 때문이었다.

총 548명이 출전했으며 6월12~13일 우정힐스CC에서 치러진 최종 예선에서는 126명이 출전해 15명이 통과했다. 대회 첫째날 1언더파를 친 김홍택은 2라운드에서 버디 9개에 보기 1개를 묶어 8언더파 63타의 맹타를 쳐서 최종 합계 9언더파 133타를 기록했다. 전반에만 5타를 줄인 김홍택은 2타차 수석으로 예선전을 통과했다.

김우현은 둘째날 5언더파 66타를 쳐서 예선전 2위(7언더파)로 한국오픈 출전권을 얻었다. 이밖에 박형욱 등 5명이 이틀 합계 6언더파를 쳤고, 2017년 대회 준우승자 김기환까지 15명이 최종 합계 3언더파 139타로 출전권을 얻었다.

지난해 챔피언 김민규

색다른 스타 탄생의 무대
지난해까지 8차례 치른 예선전 시스템이 배출한 스타는 많다. 2017년 예선전에서 12위로 출전했고 가장 좋은 성적(6위)으로 마쳤던 최민철은 이듬해 대회에서 생애 첫승을 올렸다. 최민철은 무빙데이에 데일리 베스트인 7언더파 64타를 치면서 선두로 올라섰고 마지막날 2타를 줄여 베테랑 박상현을 2타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2018년은 최호성이 예선전으로 출전한 뒤 '낚시꾼 스윙'으로 5위로 마쳐 전세계에 방송을 탔다. 불혹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비거리에서 젊은 선수들에 밀리지 않기 위해 우스꽝스러운 동작까지 하는 스윙이 아시안투어와 PGA투어에 소개되면서 미국프로골프(PGA)투어로는 AT&T내셔널프로암, 유럽(DP월드투어) 대회로는 케냐오픈까지 초청받았다.

지난해 대회는 2017년에 16세로 최종전에 나온 144명 중에 가장 어린 진출자가 됐던 김민규가 5년만에 조민규와의 3홀 연장전 끝에 우승하는 드라마를 작성했다. 김민규는 이후로도 유럽 프로리그를 경험하는 등 다양한 대회의 경험을 쌓아 결국 지난해 이 대회에서 생애 첫승을 거둔 뒤 시즌 마지막까지 대상 후보로 상금 선두 경쟁을 펼쳤다.

2014년부터 올해까지 9번의 1차 예선전 응모자는 총 4698명에 대회 출전권을 받은 선수는 160명에 이른다. 2006년에 먼데이 퀄리파잉으로 시작한 예선전은 17년이 흘러 1차 예선과 최종 예선 36홀로 출전자를 가리는 선진 투어의 형식과 규모를 갖추게 됐다.

이 대회는 한국에서 가장 많은 이들이 참여하고 최고의 상금을 받는 선수를 가리는 내셔널타이틀에 가장 어울리는 형식으로 전통을 쌓아가고 있다. 올해 예선전을 통과한 선수들은 코오롱 제65회 한국오픈 본 게임에서는 어떤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1차 예선전부터 시작해 우승하는 어메이징한 스토리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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