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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 코플린, 캐디 남편 외조로 셰브론 2타차 선두

남화영 기자2024.04.19 오후 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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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타차 선두 로렌 코플린

세계 골프랭킹 94위인 로렌 코플린(미국)이 2타차 선두로 첫날 경기를 마치자 그녀보다 더 기뻐한 건 캐디를 한 남편 존 폰드였다.

코플린은 19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우드랜드의 칼튼우즈 골프클럽(파72 6,824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 셰브론 챔피언십(총상금 790만 달러) 첫날 보기없이 버디만 6개를 솎아내며 66타를 쳐서 세계 1위 넬리 코다(미국)를 2타차 앞섰다.

10번 홀에서 오전조로 두 홀 연속 버디를 잡고 기분좋게 출발한 코플린은 18번 홀에서도 버디를 잡더니 후반 2번 홀에 이어 4, 5번 홀까지 연속 버디였다. 2018년 데뷔해 올해 31세인 7년차 코플린은 이날 평균 드라이버 샷 비거리 281야드에 페어웨이는 한 개만 놓쳤다. 그린에는 4번을 정규타수 내에 올리지 못했으나 숏게임과 퍼트수 26개의 퍼트감도 뛰어났다.

데뷔 이래 매년 100위밖에 머물던 콜린은 지난 2년간은 76, 66위로 시드를 유지할 정도로 기량을 올렸다. 하지만 지난달 아시안스윙을 마치고 출전한 퍼힐스에서 컷오프하자 캐디를 해고했다. 뭔가 반전이 필요했다. 그때 남편 폰드가 캐디를 하겠다고 간청했다. 미국매체 골프위크에 따르면 이렇다 할 캐디 경력이 없는 남편이 못미더웠던 코플린은 건조하게 답했다.

지난주 마스터스에서 코플린 부부 [사진=코플린 인스타그램]

“3주 기회를 주겠어요. 우리가 함께 할 수 있는지 3주 후에 알게 될 거예요. 여기서 우리란 나를 말하는 거예요.”

초보 캐디 남편이 외조한 첫 경기는 애리조나주에서 열린 포드챔피언십이었는데 공동 8위로 마쳤다. 이어서 열린 T모바일매치플레이에서는 32위로 마쳤다. 지난 주 코플린 커플은 처음으로 마스터스를 함께 관전했다. 그리고 이번 주가 남편이 실직할지가 결정되는 마지막 3주차 대회다.

두 사람은 버지니아대학의 미식축구팀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처음 만났다. 축구팀의 평범한 센터 출신인 폰드는 당시 코플린이 자동차를 갖고 있다는 사실에 유대감을 형성했다고 이 매체에 웃으며 털어놨다. “대학 첫 해에는 차를 가질 수 없었고, 덩치 큰 선수들은 많이 먹어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급속도로 친해졌다.”

코플린이 우승한 2016년 ACC챔피언십 시상식장에서 마이크를 전달받은 폰드는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무릎을 꿇고 청혼한 뒤로 결혼에는 골인했으나 축구 선수와 골프 선수가 만날 수 있는 기간은 화성과 금성의 공전 주기만큼 드물었다. 은퇴한 폰드는 올해는 다른 개념의 초록 필드에서 새 직장을 찾으려 한다.

결혼 피로연의 코플린 부부 [사진=코플린 인스타그램]

현재 코플린은 7번의 대회 출전에 12만6,980달러로 상금 40위권이다. 폰드는 부인의 로드매니저가 되어 사우디아라비아부터 아시안스윙이 열리는 많은 나라들의 대회를 함께 다니면서 골프 대회의 흐름을 파악했다. 어디를 가든 부부가 함께 있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둔다. 또한 같은 스포츠 선수 출신으로 종종 조언을 하는 멘털 코치를 겸한다.

수년간 떨어져 지냈던 이들 부부는 함께 지내면서 시너지를 내고 있는 듯하다. 특히 이번주는 마침 코플린의 친정이 있는 우드랜드에서 오가면서 경기를 한다. 첫날 선두로 마친 코플린의 인터뷰도 편안했다. “집에서 다니니 즐겁다. 숙소나 호텔에 있을 필요 없이 확실히 휴식을 취하는 것은 진정한 가정의 느낌이다.”

폰드가 다음주에 실직자가 될지는 알 수 없으나 현재로서는 긍정적이다. 지금까지 코플린이 메이저에서 거둔 가장 좋은 성적은 지난해 KPMG여자PGA챔피언십의 공동 15위다. 세계 1위 코다가 5연승을 노리고, 3타차 뒤에서 임진희가 공동 5위이고 한국 선수가 20명이나 출전하는 대회에서 코플린의 경기와 함께 캐디 남편의 외조에도 관심이 간다.

시즌 첫 메이저 셰브론 챔피언십 둘째 날 경기는 JTBC골프가 19일 밤 10시45분부터 생중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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