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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아 고는 슬럼프를 어떻게 극복했나

고형승 기자2022.10.24 오전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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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레이디스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리디아 고

리디아 고(뉴질랜드)가 BMW레이디스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전성기 시절의 모습을 완전히 되찾은 듯 보였다. 그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2019시즌에 최악의 슬럼프를 경험했다. 톱10 진입은 고사하고 예선 통과도 어렵사리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그러던 중 리디아 고는 정그린 그린코칭솔루션 대표를 찾았다. 정 대표는 세계적인 골퍼들이 찾는 심리 코칭 전문가다. 대표적으로 고진영을 비롯해 신지애, 최혜진, 이정은6, 김아림, 유해란, 임희정, 이경훈 등이 도움을 받아왔다.

리디아 고가 처음 정그린 대표를 만난 건 2019년 12월이었다. 당시는 리디아가 슬럼프를 극복해보고자 코치와 트레이너 등을 교체한 때였다. 자신의 멘털도 재정비하고자 심리 코칭을 병행하기로 했다.

정 대표는 “자신감 결여와 무기력 상태를 극복하려는 의지가 강했다”면서 “그때 이미 자신의 상태를 인지하고 어느 길을 가야 할 것인지 ‘선택’했다는 점이 지금의 리디아 고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 대표는 “리우 올림픽 이후 혼란을 느끼는 듯했다. 그건 이유가 명확했다. 올림픽이라는 큰 목표를 두고 전념해왔고 그 목표를 달성함과 동시에 막다른 길에 다다른 것처럼 허무함을 느낀 것이다”고 말했다.

정그린 대표는 당시 리디아 고가 ‘번아웃’ 상태가 아닌 ‘무기력’ 상태라고 진단을 내렸다. 번아웃은 배터리가 방전된 상태이므로 에너지가 모두 소진되어 충전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무기력 상태는 에너지는 존재하지만 하고자 하는 의지가 사라진 상태이다.

정 대표가 가장 먼저 리디아 고에게 강조한 것은 ‘삶의 가치’를 파악해보자는 것이었다. 삶의 가치는 인간이 죽을 때까지 그 방향성을 알려주는 중요한 지표이기 때문이다. 삶의 지표가 있으면 목표는 지속해서 생성된다.

리디아 고에게 정 대표는 현재의 삶과 미래의 삶을 순차적으로 그려보도록 했다. 자신이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놓치고 있던 부분을 찾게 만들었고 골프가 얼마나 소중하고 중요한 것인지 다시 깨닫게 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훈련을 진행할 때도 가치를 부여한 훈련 계획을 아주 디테일하게 세웠다. 이제 더는 자신감이 떨어진 채로 스윙하는 그런 모습이 아닌 자신을 믿고 자신감 있게 휘두르는 스윙의 횟수를 점차 늘려갔다. 자신감 있는 행동과 자신감이 결여된 행동도 습관이다.

이제 리디아는 그저 골프에만 몰두하는 선수가 아니라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는 선수가 됐다. 그렇다고 에너지를 분산시키는 것은 아니다. 각자의 중요한 위치에서 얼마든지 열정을 불태울 수 있다.

리디아의 경기에 임하는 마인드는 완전히 달라졌다. 그는 ‘결과는 이미 신이 정해놓은 것이고 그 결과는 신만이 알 수 있다. 나는 그저 내 할 일에 충실할 뿐이다’라고 생각한다.

정그린 대표는 리디아 고의 사례를 보며 모든 이에게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고 했다. 정 대표는 ‘결과보다 과정’이라는 말이 아주 상투적이지만 계속 곱씹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 대표의 말이다.

“리디아는 내 조언에 따라 자신만의 언어로 재창조해 경기를 치르고 그것을 다시 생활에 접목하곤 한다. 항상 밝은 마음과 감사함이 넘치기 때문에 언제든 다시 제자리를 찾아오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그런 마인드는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아주 중요한 요소다. 부정적 감정에 휩싸여 헤어 나오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 분석을 통해 해결 방법을 모색할 수 있게 만든다. 이것이 리디아 고의 또 다른 장점이다”

리디아 고는 BMW레이디스챔피언십 참가 바로 직전에 정그린 대표를 찾았다. 그리고 그는 “한국에서 우승을 꼭 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고국에서의 우승이 정말 값질 것 같다는 그 열정이 이번 우승을 만들어낸 또 하나의 원동력이 아니었나 싶다.


정그린 그린코칭솔루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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