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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영이라서 가능한 도전 ①

이지연 기자2019.01.30 오후 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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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영의 플레이는 과감하다. 때로는 무모한 플레이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게도 하지만 그는 위험이 따르는 만큼 보상이 있다고 생각한다. [photographer 신중혁 hair&makeup 박희진 stylist 강정현]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투어 5승. 안정적인 투어를 뒤로 하고 떠난 미국 무대에는 늘 도전의 길이 따랐다. 2016년 JTBC파운더스컵에서 LPGA투어 72홀 최소타 타이기록(27언더파), 그리고 2017년 손베리 크릭 클래식에서 투어 최소타 신기록인 31언더파 257타의 대기록을 썼다. 그러나 김세영은 여전히 도전에 목마르다고 했다. 도전하는 사람은 아름답다.

Q.어느덧 LPGA투어에 데뷔한 지 4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A.진짜 시간이 빨리 지나간 것 같다. 첫 해에는 언어와 문화 등 환경이 바뀌어서 정신없이 시즌이 지나간 듯하다. 2년차 때는 올림픽을 목표로 했던 터라 앞만 보고 열심히 달렸다. 그러다 3~4년차가 되면서 조금은 익숙해지고 편안해진 것 같다. 그래도 항상 첫 해 때의 마음가짐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Q.루키 해에 3승을 거둔 뒤 다음해부터는 2승-1승-1승을 했다. 그만큼 LPGA투어의 경쟁이 치열해졌다고 볼 수 있는가?
A.내가 미국에 진출했을 때만 해도 가장 어린 선수에 속했는데 지금은 더 어린 선수도 많이 생겼다. 그 때에 비해 선수층도 더 탄탄해져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진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열심히 한다면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Q.한국 투어와 미국 투어의 차이는?
A.딱히 투어의 차이를 가르기보다는 선수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환경은 단순히 환경일 뿐이다. 선수 스스로 열심히 하고 간절히 원한다면 어떤 무대에서든지 빛을 낼 수 있다.


남자 골프는 세계랭킹 ‘톱10’에 든 선수 대부분이 장타자일 만큼 장타력이 유리하다는 시각이 있다. 여자골프 역시 트렌드가 그렇다.
확실히 느낀다. 미국은 비거리가 충분하지 않으면 힘들다. 다른 선수들이 파5홀에서 2온을 노릴 때 3온으로 가다 보면 한 경기만 놓고 보면 손해가 작을지 몰라도 20~30개 경기를 보면 큰 차이가 난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미국 투어에 더 잘 맞는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열심히 했지만 미국에서의 가능성이 더 높다고 생각해 선택했는데 결과가 예상대로 맞아 떨어졌다.

Q.2018년 시즌에 우승도 한 차례 했고, 톱10에 여덟 번 올랐는데.
A.올해가 경기 내용적으로는 가장 마음에 들었다. 한 단계 올라간 것 같은 느낌이 든 해였다. 하지만 원했던 승수를 채우지 못한 아쉬움은 있다. 특히 메이저대회에서도 기회가 있었지만 우승을 하지 못해 아쉽다. 내년에 풀어야 할 가장 큰 숙제인 것 같다.

Q.2018년 시즌에 점수를 준다면?
A.2017년에는 60점, 2018년에는 75점 정도?(웃음)

과감한 플레이는 김세영의 트레이드 마크다. 그러나 때로는 티잉 그라운드부터 그린까지 너무 과감할 때가 있다. 너무 과감한 퍼트가 보완해야 할 점이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는데.
첫 해에는 정말 아무 것도 안보고 앞만 보고 갔다. 그러나 해가 지날수록 스스로를 테스트하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 플레이가 달라졌다. 지금은 과감할 땐 과감하게 하면서도 돌아가야 할 땐 욕심을 버리고 가려고 하는 편이다. 내 플레이를 보면서 ‘왜 저런 무모한 플레이를 하지?’ 하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과감하게 플레이를 할 때는 위험이 따르는 만큼 보상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첫 해처럼 무모하게는 하지 않지만 과감한 플레이가 그리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Q.그 과감한 플레이 덕분에 최소타와 최다언더파 기록인 31언더파 257타라는 대기록을 작성할 수 있지 않았나.
A.그 때는 정말 플레이가 달랐다. 그동안의 우승은 극적이고 행운도 따랐기에 흥분되는 우승이 많았는데 그 대회는 스스로 절제를 많이 했던 대회였다. 새로운 경험이었고, 이런 식으로 골프를 하면 이런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다른 맛을 느낀 한 주였다.

Q.어느 시점에서 우승을 할 거라는 확신이 들었나?
A.우승을 할 거라는 생각보다 하루에 8언더파, 10언더파 정도의 스코어를 낼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 숫자에 연연하지 말자는 생각을 하면서 매 홀 나를 돌려놓고 집중 또 집중하면서 플레이를 하려고 했다.


그래도 나흘간 ‘9-7-8-7’언더파라는 스코어는 경이적이었다. 몰아치기의 비결은?
올해 특히 그런 플레이가 많이 나왔다. 미국 데뷔 이후 샷에는 자신이 있었지만 퍼트가 늘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퍼트가 잘 되니 스코어가 좋았다. 특히 미들 퍼트가 잘 됐다. 앞으로 퍼트를 더 보완한다면 더 좋은 스코어가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Q.2016년 JTBC파운더스컵에서 자신이 세운 투어 최소타 타이 기록을 스스로 넘어섰다. 그러고 보면 기록에 대한 도전 욕구가 강한 것 같다.
A.우승도 우승이지만 내 자신과의 목표를 어떻게 풀어 나갈지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다. 과정이 충실하다면 우승은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마련이다. 항상 경기를 할 때는 절제하자는 목표를 정해놓고 하는 편이지, 우승에는 신경을 많이 안 쓴다. 나에겐 매 대회가 수련과 도전이다. 너무 기분이 들뜨거나 좋아하지 않으려 한다. 안 될 때도 버디가 나올 수 있으니 너무 예측하지 말자는 생각을 하며 묵묵히 하려고 한다.

Q.집중력을 유지하기 위한 본인만의 방법은?
A.생각을 안 하고,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믿고 그린다. 그러다 보면 그게 이루어진다.

Q.그러나 생각한대로 되지 않는 게 골프이지 않나.
A.물론 안 될 때가 더 많다. 집중력이 유지되면 생각대로 잘 풀리지만 유지한다는 거 자체가 쉽지는 않다. 골프는 정말 얼음 위에 올라가는 게임인 것 같다. 집중력이 조금이라도 흐트러지면 거기에 다른 생각이 투입된다. 그러면 아무리 잘 돼도 실수가 나온다. 사실 성격이 활발해서 스스로 절제를 하지 않으면 성적이 좋지 않게 나온다. 골프라는 운동이 내게 큰 매력으로 다가오는 것이 내 성격과 정반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항상 게임을 할 때 경건해지기 위해 노력한다.

이지연 기자 easygolf@joongang.co.kr

☆김세영 Profile
생년월일 : 1993년 1월21일
신장 : 162cm
가족 관계 : 아버지 어머니 오빠 여동생
학력 : 세화여중-대원외고-고려대
프로 전향 : 2010년
존경하는 선수 : 박세리
취미 : 스키 스노보드 TV시청(요리 프로그램)
좋아하는 음식 : 순대국 김치
이상형 : 사려깊은 남자
특이사항 : 태권도 공인 3단
주요 경력 : 아마추어-2007, 2009년 국가대표
프로-LPGA투어 통산 7승, KLPGA투어 통산 5승
2016 JTBC파운더스컵 투어 최소타 타이 우승(27언더파)
2018 손베리 크릭 클래식 최소타·최다언더파 우승(31언더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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