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뉴스

박원 관전평 "즐기는 자의 퍼팅감은 식지 않는다"

성호준 기자2016.08.12 오후 4:18

폰트축소 폰트확대

4일간 예선 컷 없는 72홀 스트로크 경기에 60명의 선수들이 참가하며 112년만의 올림픽 골프가 막을 올렸다. 대회장인 ‘올림픽 골프 코스’에서 저스틴 로즈는 올림픽 역사상 첫홀인원으로 축포까지 쐈다. 길 핸스 디자인의 파71인 바닷가 코스로 영국의 링크스 코스들과 비슷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야생동물이 넘쳐나 사파리 코스라도 불러도 과언이아니다. 링크스의 항아리 벙커 대신 커다란 벙커들이 군데 군데 이어진듯한 샌드벨트 코스이고 벙커 마다 다른 종류의 모래로 채워져 있다. 특이한 것은 러프가 없고 그린 주변조차도 페어웨이와 구분이 안 되는 짧은 잔디로 조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결론적으로 그린도 부드러운데다 메이저대회 세팅처럼 단단한 그린과 발목까지 올라오는 러프가 아니라는 점에서 7128야드로 조성된 짧은 올림픽 골프 코스는 화끈한 스코어를 기대하게 한다. 실제로 1라운드에서 바닷가의 강한 바람과 돌풍도 난이도를 많이 높여주진 못했다.

다음 주 수요일부터 여자 대회가 열리기 때문에 올림픽 골프 경기위원회에서 주말로 갈수록 그린을 단단하게 만들지는 못 할 것 같다. 이번 대회 코스 세팅의 키 포인트 가운데 하나가 남녀 모두 같은 클럽으로 같은 컨디션의 코스에서 플레이하게 한다는 것이고, 그랬을 경우 그린 상태 역시 큰 변화를 주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우선, 최근 경기력이 좋은 세계랭킹 상위권 선수들을 주목해야 한다. 세계랭킹 50위 이내의 15명만 올림픽에 나왔고 이들의 메달 획득이 유력하다. 특히 가장 높은 세계랭킹 5위의 헨릭 스텐손은 첫 날 5언더파로 공동 2위에 올랐다. 디오픈에서 메이저 최소타 (264타) 기록으로 생애 첫 메이저를 우승하며 상승세인 장타자인지라 8언더파로 깜짝 선두에 오른 호주의 마커스 프레이저 보다 더 주목해야 한다.

자신의 골프 커리어에 올림픽 메달로 방점을 찍고 싶어하는 열정 넘치는 선수들도 좋은 출발을 보였다. 태국의 통차이 자이디(46세), 아일랜드의 파드리그 해링턴(44세), 독일의 알렉스 체카(45세)는 각각 공동 17위, 공동 17위, 공동 4위로 좋은 출발을 보였다.

반면, 시상대에서 금, 은, 동메달 모두를 차지할 수 있는 유일한 나라임을 자처했던 최강 미국팀에선 매트 쿠차의 2언더파 스코어 이외엔 모두 부진했다. 물론 버디가 쏟아지는 코스이기에 남은 세 라운드에서 커다란 반전을 이룬다면 그 꿈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올림픽은 국가대항전이므로 한국의 안병훈, 왕정훈의 활약이 가장 우리의 관심을 끈다. 3언더파 공동 9위로 1라운드를 마친 안병훈은 1, 17번홀에서 60cm 전후의 파퍼트를 놓친 게 못내 아쉽다. 특히 부모 모두 올림피언이라 남다른 동기부여를 받고 있고, 올림픽에 참가한 선수 가운데 세계랭킹이 10번째로 높은 금메달 후보인 안병훈의 83.33%의 그린적중률이 국내 팬들을 설레게 한다.

왕정훈은 더블보기 1개가 아쉬웠지만 1언더파 공동 17위로 무난한 출발을 했다. 페어웨이 100% 적중의 호조를 보였지만 러프가 없는 코스라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큰 보상을 받지 못한 점이 불운이다.

결국 쇼트게임, 특히 퍼트를 잘하는 선수를 주목해야 한다. 퍼팅감이란 대회마다 달라지고 라운드마다 바뀌지만 즐기는 자의 뜨거운 퍼팅은 식지 않는다. 안병훈, 왕정훈 두 선수가 올림픽 무대를 즐겼으면 한다.

박원 JTBC골프 해설위원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