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번홀에서 신지애. 사진=현수 레오 김(버지니안 파일럿)]
폴라 크리머와의 버지니아의 혈투를 승리로 끝낸 신지애와 J골프가 단독 인터뷰를 했다. 신지애는 "우승에 배가 고팠다"고 말했다.
-2년만에 우승이다.
“이렇게 우승이 빨리 올 줄 몰랐다. 6월에 수술을 했는데 이렇게 빨리 우승한 것은 특별하다. 훨씬 더 오래 걸릴 거라고 생각했다. 행복이 빨리 찾아왔다. 응원해 주신 팬들께 감사한다.”
-크리머가 연장에서 어려운 파 세이브를 여러 번 했다. 상대가 어려운 퍼트를 성공시키면 반대로 상황이 나빠지지 않는가.
“연장에 들어간 자체가 나에겐 대단한 행운이었기 때문에 크리머가 연장에서 뭘 하든 큰 상관이 없었다.”
-정규리그 18번 홀에서 크리머가 3퍼트를 할 수 있다고 봤나.
“할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어려운 자리였고 거리가 멀었다. 첫번째 퍼트를 잘 했어야 하는데 조금 길었고 3퍼트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오늘 전략이 어땠나.
“일단 이른 아침인데도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와서 놀랐다. 오늘 아침 약간 추웠고 바람도 불어 어제와는 상황이 달랐다. 그래서 내 템포만 생각했다. 너무 많이 생각하면 복잡해진다. 어려울수록 쉽고 단순하게 생각하는 것이 좋다. 폴라가 티샷을 페어웨이에 보냈길래 나도 페어웨이 가는 데 집중했다. 두번째 샷은 160야드가 남았고 6번 아이언으로 쳤다. 어제는 똑 같은 자리에서 7번 아이언을 쳤는데 오늘은 날이 춥고 페어웨이가 이슬에 젖어 6번을 가볍게 쳤다.”
-크리머는 연습 그린과 16번 홀 그린의 스피드 차이가 너무 커 3퍼트를 했다고 했다. 어떻게 적응했나.
“16번 홀 그린에 가보니 너무 반들반들해서 많이 눌러놨구나, 빠르겠다고 느꼈다. 그래도 아침 이슬이 맺혀 느려질 수 있고 스피드가 어느 정도일지 궁금했는데 폴라의 퍼트가 긴 것을 보고 역시 빠르다고 판단했다. 내리막이라 스피드에만 집중하자고 생각했다. 4.5m 정도였는데 첫 퍼트의 스피드는 좋았다. 방향이 틀렸다. 그래도 우승하기에는 충분했다.”
-크리머가 파 퍼트를 놓치는 것을 보고 무슨 생각을 했나.
“폴라가 워낙 퍼트를 잘 하는 선수이기 때문에 또 다음 홀로 갈 거라고 생각했다. 놓친 것을 봤을 때 ‘와 내 것도 만만치 않겠구나’ 생각해 긴장했다. 폴라에게 고맙다. 이건 대단한 경기였다. 우리는 아직도 많은 대회가 남았다. 좋은 대회들이 또 올 것이다.”
-두 선수가 2년 동안 우승하지 못한 것이 이렇게 연장을 오래하게 된 것이 아닌가.
“맞다. 우리는 배가 고프다. 난 우승하고 싶었고 폴라도 그랬을 것이다. 좋은 경기였다.”
-아홉 번째 우승을 아홉 홀 연장전을 치르고 했다.
그렇다. 월요일 우승인터뷰를 한 건 첫 번째다. 아직도 힘들다.”
-오늘 일정이 어떤가.
“오후 4시에 브리티시 여자 오픈에 가기 비행기를 타고 맨체스터로 간다. 사실 어제 전세기를 탔어야 하는데 연장에 가는 바람에 놓쳐 오늘도 긴 날이 될 것 같다. 힘들다. 이번 주엔 경기 전까지 컨디션을 다시 돌려놓는데 집중하겠다.”
-아직도 손이 아픈가.
“손바닥 통증이 아직도 팔에 전달된다. 마사지를 하고 있다. 그러나 버틸만하다.”
-캐디를 바꿨다. 예전 우승할 때에 비해 캐디의 비중이 작아졌나.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도움을 주는 사람이 캐디이며 이번에도 많은 도움을 준다. 나를 아주 편안하게 해준다. 달라진 것은 현재 캐디는 나의 결정을 대부분 지지한다는 점이다. 예전 나보다 경험 많은 캐디와 함께 경기할 때는 자신의 의견을 얘기하는 경우가 있었다.”
-캐디와 무슨 얘기 했는가.
“프랑스사람이라 불어를 배우고 한국어를 가르친다. 캐디에게 감사한다. 나를 편안하게 해주려고 노력했다. 우리는 좋은 팀이고 함께 일해서 행복하다.”
-불어는 뭘 배웠는가.
“메르시 보쿠(감사합니다).”
윌리엄스버그=성호준 기자
karis@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