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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라이징 스타] ③ 미국의 ‘떠오르는 여자 골퍼’ 릴리아 부

김지한 기자2023.04.07 오전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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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아 부.

최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에서 눈에 띄게 리더보드 상위권에 자주 오르내리는 선수가 있다. 지난해 LPGA 투어에 데뷔한 릴리아 부(26·미국)다. 그는 올 시즌 개인 첫 출전 대회였던 혼다 LPGA 타일랜드에서 나타크리타 웡타위랍(태국)과 접전 끝에 투어 데뷔 첫 우승을 달성했다. 당시 최종 라운드에서 단 21개에 불과한 퍼트로 보기 없이 버디 8개를 기록한 그는 합계 22언더파로 웡타위랍(21언더파)을 1타 차로 제치고 역전 우승했다. 이 우승 덕에 릴리아 부는 세계 랭킹도 대폭 끌어올려 7일 현재 12위에 올랐다. 릴리아 부는 올해 1월 첫 발표됐던 세계 랭킹에선 43위에 올랐다.


지난 2월 LPGA 투어 혼다 LPGA 투어에서 우승했을 당시 가족과 함께 한 릴리아 부(가운데). [사진 Gettyimages]

베트남계 미국인인 릴리아 부는 가족사(史)부터 주목받는 골퍼다. LPGA에 따르면 부는 1982년 외할아버지가 가족들을 이끌고 베트남 전쟁 직후 보트를 통해 베트남에서 탈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는 LPGA 인터뷰에서 “(외할아버지가) 혼자 배를 만들어 가족 전체를 모으고 베트남을 탈출하기 위해 배에 태웠다. 보트가 거의 가라앉다시피 할 때 조명탄을 쏘아올린 순간, 운 좋게도 미국 배 한 척이 지나가면서 모두를 태웠다고 하더라. 타이밍이 맞았고, 그 뒤에 미국으로 건너갔다”고 소개했다.

1997년생인 부는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자라면서 7세부터 골프를 시작했다. 처음엔 미셸 위 웨스트를 보면서 골프 선수 꿈을 키웠다. 부는 “내가 어렸을 때 골프를 봤을 때 최초의 아시아계 미국인이었다. 항상 주말마다 LPGA 경기가 열리면 미셸 위 웨스트를 지켜봤다. 이제는 LPGA에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많이 있는데 (그 시초에 미셸 위 웨스트가 있어) 정말 멋지다”고 말했다. 주니어 시절부터 각종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두각을 드러냈던 그는 2015년 UCLA에 입학하면서 더욱 주목 받는 골퍼가 됐다. 2018~2019년 사이에 31주 동안 아마추어 여자 골프 세계 1위에 올랐던 그는 2019년 프로로 전향하고서 LPGA 투어 데뷔를 위한 도전을 이어갔다.


릴리아 부는 정교한 플레이가 장점인 골퍼다. [사진 Gettyimages]

지난 2021년 LPGA 2부 투어인 엡손 투어에서 3승을 거둔 부는 지난해 마침내 LPGA 투어에 데뷔했다. 우승은 없었지만, 24개 대회에서 8차례 톱10에 오르는 등 가능성을 보였다. 특히 뱅크 오브 호프 매치플레이, 어메이징크리 포틀랜드 클래식,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등 3개 대회에선 3위까지 올랐다. 지난해 투어 활동으로 자신감을 얻은 그는 올해 첫 출전한 대회였던 혼다 LPGA 타일랜드에서 마침내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뒤이어 나선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공동 14위), 드라이브온 챔피언십(공동 7위), 디오 임플란트 LA 오픈(공동 11위) 등 3개 대회에서도 준수한 성적을 내는 꾸준함을 보였다.

부는 정교한 플레이가 장점인 골퍼다. 지난해 그린 적중시 퍼트수 9위(1.76개), 그린 적중률 16위(73.54%) 등 샷과 퍼트 모두 가리지 않고 정확도 높은 플레이를 펼쳤다. 올해 역시 그린 적중시 퍼트수 8위(1.68개), 평균 퍼트수 9위(27.88개) 등 퍼트에서 발군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시즌 초반 기세만 놓고 보면 올해 어떤 대회든 충분히 우승을 다툴 수 있는 퍼포먼스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혼다 LPGA 타일랜드에서 LPGA 투어 첫 우승에 성공한 릴리아 부. 그의 플레이에 더욱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 Gettyimages]

무엇보다 부의 진가를 드러낼 또다른 기회도 있다. 다음달 초 열릴 여자 골프 국가대항전 한화 라이프플러스 인터내셔널 크라운에 미국 대표로 출전한다. 그는 올 가을 열릴 미국과 유럽의 여자 골프 대항전 솔하임컵에서도 미국 팀 포인트 2위에 올라 있어 출전 가능성이 높다. 부는 아마추어 시절에도 2018년 에스피리토 산토 트로피(세계 여자 아마추어 팀 선수권), 커티스컵(미국과 영국·아일랜드 연합 팀 간 여자 골프 대항전)에서 미국 팀의 우승을 이끈 바 있다.

부는 다양한 경험과 성취를 통해 더 큰 골퍼가 되기를 꿈꾼다. 그는 LPGA 인터뷰에서 “내 골프 게임의 모든 부분이 향상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지만 모든 것을 더 잘하고 싶다. 매일 새로운 것을 배우면서 정신적으로 더 강해지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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