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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면 출장정지에 최대 1억원 벌금...KLPGA, 국제 경쟁력 기회 올해 또 걷어차나.

김지한 기자2023.02.01 오전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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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이 열렸을 당시 구름 갤러리가 몰렸다. [사진 BMW 코리아]

지난해 10월 강원도 원주 오크밸리CC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엔 연일 구름 같이 갤러리가 몰려들었다. 대회가 열린 나흘 동안 8만1657명의 갤러리가 찾았는데, 이 정도는 미국 본토에서 열리는 LPGA투어 메이저 대회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아쉬움도 컸다. 당시 최종 라운드 현장에서 기자가 만난 갤러리들은 “국내 투어 선수들과 함께 경쟁했으면 좋았을텐데…”라는 의견을 곳곳에서 들었다.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이 열리던 날, 동시에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컨트리클럽에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위믹스 챔피언십을 열면서다. 2002년부터 매년 가을 국내에서 열리는 LPGA 투어 대회에 KLPGA 선수들도 나서 함께 우승 경쟁을 했지만, 지난해엔 KLPGA의 폐쇄적인 운영으로 LPGA 투어에 나서고 싶었던 국내 선수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입었다.

올해도 이같은 양상이 그대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KLPGA가 지난 1월 31일 발표한 2023시즌 일정에서 10월 셋째주(19~22일)에 총상금 12억원 규모의 대회를 개최할 계획을 내놨다. 이 대회를 치를 메인 타이틀스폰서와 개최 장소는 미정이다. 앞서 LPGA투어가 10월 19~22일에 한국에서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을 개최할 계획(장소는 미정)을 발표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같은 시기에 두 개의 여자 골프 대회가 열릴 전망이다. 물론 KLPGA 투어 선수가 LPGA 투어에 나서지 못한다. 출전 규정을 어기면, 막대한 책임을 지우기로 한 2021년 1차 이사회 의결사항 때문이다.

한국에서 열린 LPGA 투어 대회는 국내 선수들에게 어떤 대회보다 값졌다. 비회원 선수가 우승하면 LPGA 투어에 곧장 진출할 수 있는 카드가 주어지는 규정 덕분이었다. 2003년 안시현을 비롯해 2005년 이지영, 2006년 홍진주, 2014년 백규정, 2017년 고진영이 이 규정을 잘 활용해 국내에서 해외로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2019년 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선 당시 세계 1위였던 고진영을 상대로 KLPGA 투어 톱 랭커 임희정이 우승 경쟁을 해 주목받았다. 연장 끝에 아쉽게 준우승했던 임희정은 "이 대회를 계기로 LPGA 투어 (진출)에 대한 목표가 생겼다"고 말했다.


올해 10월 계획된 KLPGA 투어 대회 일정. [사진 KLPGA]

그러나 지난해 KLPGA가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출전에 관해 선수들에게 엄포를 놓으면서 문제가 생겼다. KLPGA는 지난해 9월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대회를 '비공인 해외투어 대회'로 규정하면서 "LPGA투어 시드권자가 아니면, 대회에 나설 수 없다. 안내한 사항을 어기면 상벌분과위원회 규정에 근거해 징계가 부과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여기서 최대 10개 대회까지 출장정지, 이와 병행해 범칙금(10만원 ~ 최대 1억원)이 부과될 수 있는 징계안을 내놓았다. 당시 KLPGA는 "협회는 2021년까지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대회의) 로컬 파트너로 참여했지만, 금년(2022년)부터는 해당 대회와 관련이 없다. 협회로서는 관련이 없는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보다 국내 대회, 그리고 본 대회에 참여하는 다수의 회원들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결정으로 해외 투어 대회를 통해 국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골퍼들의 발목을 협회가 잡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졌다. 국내외 투어 선수들 간의 치열한 경쟁을 기대했던 팬들의 아쉬움도 컸다. 선수와 팬이 피해를 입는 상황은 올해 가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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