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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슬램과 태극마크, 유소연의 선택은 "진정한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장강훈 기자2021.09.23 오후 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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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소연이 지난 2018년 UL 인터내셔널 크라운에 태극마크를 달고 참가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유소연(31, 메디힐)은 꾸준함의 대명사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메이저 2승을 포함해 6승을 따냈고, 통산 93차례 톱10에 이름을 올리는 등 안정감 있는 플레이가 장기였다.

세계랭킹 1위, 5개국(한국, 미국, 일본, 중국, 캐나다) 내셔널타이틀 석권, 올해의 선수(2017년) 등 다양한 기록을 세운 것도 유소연의 꾸준함을 대변하는 지표들이다.

그런데 유소연은 “주니어 시절의 마인드를 되찾아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양보다 질’을 추구하던 훈련 방식에도 변화를 줘 질보다 양에 집중했다”며 “좋을 때도, 나쁠 때도 있는 게 골프 성적이지만 올해는 변하지 않으면 경쟁력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골프를 계속 해야 하나 고민했다”고 토로했다.

유소연은 23일(한국시간) 미국 아칸소주 로저스에 있는 피나클 컨트리클럽(파71, 6438야드)에서 가진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총상금 230만달러) 공식 기자회견에서 “최근 내 골프는 ‘중년의 위기’에 빠진 기분이었다. 한 달가량 휴식을 취하면서 내가 골프를 왜 계속 해야하는지를 돌아봤다”고 털어 놓았다.


유소연이 AIG 여자오픈에서 티샷 후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LPGA투어 데뷔 9년차인 유소연은 지난달 20일 메이저대회인 AIG 여자오픈에서 2라운드 합계 10오버파 154타라는 최악의 성적으로 컷 탈락했다. 그는 “AIG 여자오픈은 재앙이었다”면서 “대회가 끝난 뒤 2주 동안 골프채를 손에 놓았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골프를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성찰의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유소연이 내린 결론은 ‘커리어 그랜드슬램과 태극마크를 위해 클럽을 다시 잡아야 한다’였다. 그는 “세계 최고 선수들과 경쟁하려면 무엇을 보완해야 하는지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더 나은 골퍼가 되기 위해 스윙 훈련을 정말 많이 했다. 최대한 많은 공을 치면서 좋은 느낌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주니어 골프의 마인드로 스윙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고뇌의 시간은 갈증을 더 크게 만들었다. 유소연은 오랫동안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목표로 세웠다. US여자오픈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해 LPGA투어에 직행한 이래 2017년 ANA 인스피레이션 우승 외에는 메이저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하려면 메이저대회 4승을 해야 하는데, 컷탈락 충격을 안긴 AIG 여자오픈과KPMG 위민스 PGA챔피언십, 에비앙 챔피언십 등에서 우승을 따내야 한다. 유소연은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면, 태극마크도 가까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유소연이 우승을 차지한 2017년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 사진=게티이미지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골프 여자부 개인전 금메달리스트인 유소연은 오랫동안 태극마크 획득을 염원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대표 선발 목전에서 탈락했고, 올해 열린 도쿄올림픽에서도 고배를 마셨다. 유소연은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려면 많은 대회에서 우승해야 한다. 이것이 내가 찾은 골프를 계속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라이더컵이나 솔하임컵 같은 국가대항전을 볼 때마다 부럽다는 생각을 한 유소연은 “UL 인터내셔널 크라운 대회가 내년에는 개최되기를 희망한다”고도 했다. 메이저 챔피언이 많을수록 UL 인터내셔널에 참가할 확률이 높아지는 만큼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노리는 유소연의 목표와도 부합한다.

통산 9번째 로저스에서 열리는 LPGA투어 대회에 출전하는 유소연은 지난 여덟 차례 대회에서 컷 통과에 실패한 적이 없다. 2017년 이 대회 우승을 포함해 네 차례 톱10에 진입했고, 한 번도 30위권 뒤로 밀려난적이 없다.

AIG 여자오픈 이후 절치부심한 성과를 점검하기 안성맞춤인 코스라는 의미다. 유소연은 “올해 남은 대회가 몇 개 없지만,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를 얻고 시즌을 마무리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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