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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클래식이 더 특별했던 이유

신봉근 기자2017.03.28 오전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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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지가 27일(한국시간) 열린 기아클래식 최종 라운드 14번 홀에서 친 버디 퍼트가 홀컵에 바로 앞에서 멈추자 '10초'를 재고 있다. [JTBC골프 캡처]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기아 클래식은 화제만발이었다. 이미림(27)은 물론이고 골프팬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갖가지 장면들이 포착돼 흥미를 모았다.

◆ '10초' 시간재는 전인지

기아 클래식 최종 라운드 14번 홀. 전인지(23)의 10m 버디 퍼트가 홀컵에 걸쳤다. 공이 조금만 더 움직인다면 그대로 들어가는 상황. 바람이라도 불어준다면 더 없이 좋았다. 그래서인지 전인지는 아쉬운 듯 시계를 보며 10초를 기다렸다.

골프룰 16조 2항에는 '볼의 일부가 홀 가장자리에 걸쳐 있는 경우 플레이어에게 10초가 주어진다'는 규정이 있다. 지난 2005년 미국프로골프협회(PGA)투어 마스터스 대회에서 타이거 우즈(미국)의 샷이 2초 정도 멈췄다가 들어간 것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전인지의 공은 애석하게도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망설이던 전인지는 결국 파로 마무리했고, 10언더파 10위로 대회를 마쳤다.

◆ 포아애뉴아가 선택한 챔피언

기아 클래식이 열린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스배드 아비아라 골프장 그린 잔디의 품종은 '포아애뉴아'다. 포아애뉴아 잔디는 자라는 속도가 일정하지 않아 울퉁불퉁한 그린이 많다. 이로 인해 많은 선수들이 퍼트에 애를 먹었다.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뉴질랜드)는 퍼트에서 고전하며 컷 탈락을 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챔피언 이미림은 달랐다. 오히려 포아애뉴아가 이미림을 도왔다. 최종 라운드 7번 홀 10m 버디 퍼트가 울퉁불퉁한 그린에 한 번 튀겼다. 방향이 조금 틀어졌지만 공은 그대로 홀 안에 쏙 들어갔다. 이미림은 포아애뉴아의 '은총'에 힘입어 20언더파를 적어내며 2년 5개월만에 우승을 맛봤다.

◆ 벌떼 출현, 도망가는 크리스티 커

같은 날 10번 홀. 이글 퍼트를 준비하던 크리스티 커(미국)가 갑자기 주춤했다. 그러더니 공을 들고 황급히 도망갔다. 벌떼가 나타나 커의 퍼트를 방해한 것이다.

골프장에서는 종종 야생동물들과 관련한 해프닝이 벌어지곤 한다. 지난 뱅크오브호프 파운더스컵에서는 김세영(24)이 벌에 쏘였었다. 지난 아놀드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는 악어가 페어웨이로 올라온 사건도 있었다. 다음 샷을 치기 위해 걸어가던 코디 그리블(미국)이 덤덤하게 악어의 꼬리를 건드려 쫓아냈다.

◆ 깃대 꼽아주는 해병

기아 클래식 9번 홀에는 특별한 전통이 있다. 제복을 입은 해병대 병사들이 직접 선수들을 맞이한다. 군인들은 선수들이 홀아웃 할 때 직접 깃대를 꼽아주는 역할을 맡는다. 선수들은 다음 홀로 넘어가기 전 병사들과 악수를 나눈다.

이 병사들은 골프장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캠프 펜들턴 기지에 근무하는 해군들이다. 기아 클래식 주최 측은 나라를 지키는 것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캠프 펜들턴에 거주하는 군인 가족에게 무료 입장 티켓을 제공한다.

신봉근 인턴기자 shin.bonggeu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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