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에 마음의 빚 갚는 김정태 회장
   [2014-07-28]
글자크기


외환위기로 나라 전체, 특히 금융기관이 깊은 무기력증에 빠졌던 1998년 여름 박세리의 US오픈 우승은 대한민국의 분위기를 확 바꿨다. 하나금융그룹은 골프에 빚을 갚고 있다. LPGA 투어 하나외환챔피언십을 개최하고, 유소연(24) 김인경(26) 박희영(27) 등을 후원한다. 여자골프 국가대항전 인터내셔널 크라운에도 스폰서로 참가한다. 김정태(62)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대회장을 찾아와 선수들을 격려했다.

김회장은 "98년 맨발의 투혼으로 한국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긍정적 마인드가 세상을 바꾼다. 된다는 마음으로 스윙을 하고 나라를 위해 뛰어달라”고 선수들에게 말했다.

국내에서 열리는 하나외환 챔피언십은 LPGA의 가장 모범적인 대회로 꼽힌다. 갤러리도 가장 많고 운영도 매끄럽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2008년 글로벌 위기 때 대회를 중단하자는 얘기가 나왔다. 그런데 우리까지 안 하면 LPGA 대회를 여는 한국 기업이 하나도 없게 된다. 한국 선수들이 많은데 우리마저 안 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고 했다.

LPGA의 한국 선수들은 “돈만 벌어간다”는 손가락질을 받던 중이었다. 그래서 한국 선수들이 오지 못하게 하려고 영어 시험을 보려고도 했다. 그러나 국내 기업이 스폰서를 하면서 한국 선수들은 LPGA의 주인공이 됐다. 김 회장은 “하나외환 챔피언십을 메이저대회로 키울 것이고 인터내셔널 크라운은 전세계가 관심을 가질 여자 스포츠 최고 이벤트로 만들겠다”고 했다.

인터내셔널 크라운의 한국 에이스는 라이벌 회사인 KB금융그룹 선수 박인비다. 하나금융그룹 후원 선수는 유소연과 김인경이다. 김회장은 “박인비와 유소연이 황금 콤비를 이룬 것처럼 우리 팀 전체, 나라 전체가 똘똘 뭉치면 못 할 일이 없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과장 시절이던 1989년부터 고객들이 관심이 많아 영업을 위해 영어를 배우듯 골프를 배웠다”고 말했다. 그는 “타수는 중요하지 않다. 골프를 즐기고 에티켓을 지켜야 한다. 캐디탓, 채 탓 하는 사람은 신뢰감이 떨어져 비즈니스를 같이 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볼티모어=성호준 기자 karis@joongang.co.kr



성호준

2014-07-28 오후 1:4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