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는 테니스, 안병훈은 탁구가 취미다. 이미향은 야구를 좋아하고, 황중곤은 축구 마니아다.[사진 신중혁]
하루 종일 골프만 생각하고 연습량을 늘린다고 실력이 향상되는 게 아니다. 골프에도 ‘밀당’이 필요하다. 골퍼들은 다양한 취미생활을 통해 스트레스를 날리고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다.
‘골프 여제’ 박인비, 테니스
박인비와 남기협 부부는 골프 외에 테니스를 함께 즐긴다. 오프 시즌에 배우기 시작했다는 테니스는 여러모로 큰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손가락 부상으로 오랫동안 쉬었던 박인비는 다시 예전의 몸 상태를 만들기 위해 테니스를 활용했다고 한다. 박인비는 “골프와는 달리 테니스는 부지런히 움직이면서 움직이는 공을 쳐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박인비 외에도 테니스를 즐기는 골퍼들이 제법 된다. KPGA투어 4승을 챙기고 있는 이상희의 경우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테니스를 택했다. 테니스의 스윙이 몸통 회전을 유연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남다른 DNA’ 안병훈, 탁구
안병훈과 탁구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종목이다. 한중 핑퐁 커플인 안재형과 자오즈민 사이에서 태어났기 때문이다. 안병훈은 올림픽 메달리스트인 안재형과 자오즈민의 남다른 DNA를 물려받았다. 어렸을 때 골프가 아닌 탁구 선수를 꿈꿨을 정도다. 탁구 선수 출신인 부모처럼 손 감각은 타고났다고 한다. 탁구는 좁은 공간에서 계속해서 스텝을 밟고 움직여야 하는 종목이다. 하지만 안병훈은 민첩하지 않아 골프로 방향을 틀게 됐다. 안병훈을 포함해 탁구를 취미 생활로 즐기는 PGA투어 선수들이 꽤 있다. 매트 쿠차, 필 미켈슨, 조던 스피스 등이 대표적인 탁구광이다. 스피스의 집에는 탁구 테이블만 2개가 설치돼 있다.
‘얼짱 골퍼’ 이미향, 야구
골프 스타들은 종종 야구장을 방문한다. 시구자로 초대 받기 때문이다. 그래서 야구가 익숙한 골퍼들이 많다. 이미향이 대표적인 야구광이다. 이미향은 KBO리그 SK와이번스 홈경기에서 시구를 하기도 했다. 이미향의 한국 집에는 야구 글러브와 공 등 용품들이 가득하다. 특히 이미향은 투수 김광현을 좋아한다. 김광현이 출전하는 경기를 챙겨 보기도 하고 성적까지 꼭 체크한다. 김광현의 최근 동향까지 알고 있을 정도로 팬심이 남다르다. 리디아 고 등은 야구 배트처럼 생긴 골프 배트를 휘두르며 스윙 연습을 하기도 한다. 야구 스윙은 골프의 다운스윙을 강하게 만들고 눈과 공을 일치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도라에몽’ 황중곤, 축구
골프와 함께 대표적인 글로벌 스포츠 종목인 축구를 좋아하는 골퍼가 많다. 한국과 일본 투어에서 활약하는 황중곤은 수원 삼성의 서포터스 ‘그랑블루’ 회원일 정도로 열성 축구팬이다. 수원에 살다 보니 자연히 수원 삼성 축구팬이 되었다고 한다. 시간이 날 때면 축구장을 찾아 서포터스석에서 열정적인 응원을 하며 스트레스를 날려 보낸다. 황중곤은 “1년에 10번 정도 축구장에 간다. 수원의 염기훈 선수를 가장 좋아한다”고 밝혔다.
축구는 몸싸움을 해야 하는 과격한 운동이라 부상의 위험이 크다. 로리 매킬로이의 경우 지난 2015년 축구를 하다 발목 부상을 당해 디 오픈 타이틀 방어 자체를 포기해야 했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