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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 세계랭킹 1위 탈환 "선물처럼 느껴져"

김두용 기자2018.04.23 오전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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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가 휴젤-JTBC LA 오픈 준우승으로 펑샨샨을 끌어내리고 2년 6개월 만에 세계 1위에 복귀했다.

‘골프 여제’ 박인비가 2년 6개월 만에 세계랭킹 1위 탈환에 성공했다.

박인비는 2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윌셔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휴젤-JTBC LA 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1개를 묶어 3타를 줄이며 최종 10언더파 공동 2위를 차지했다. LPGA투어 통산 20승 재도전에 실패했지만 그는 펑샨샨(중국)을 끌어내리고 세계 1위 등극에 성공했다.

세계 3위였던 박인비(6.67점)와 1위 펑샨샨(7.05점)의 세계랭킹 포인트 격차는 0.38점에 불과했다. 박인비는 이번 대회에서 6위 이상 성적을 기록하면 1위 등극이 가능했다. 박인비는 공동 2위로 대회를 마치며 12위에 머물렀던 펑샨샨을 따돌리고 결국 1위로 다시 복귀했다.

92주간 세계랭킹 1위를 집권했던 박인비는 지난 2015년 10월 리디아 고(뉴질랜드)에게 1위 자리를 넘겨준 바 있다. 그리고 2년 6개월 만에 다시 1위 탈환에 성공했다. 지난 주 롯데 챔피언십에서도 1위 탈환 기회가 있었지만 마지막 2개홀 연속 보기를 범하는 탓에 놓쳐 아쉬움을 남겼다.

에이스 박인비는 최근 무서운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최근 5개 대회에서 1위-18위-2위-3위-2위를 차지하며 쾌조의 컨디션을 뽐내고 있다. 또 상금과 레이스 투 CME 글로브 부문에서도 1위를 달리며 여제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박인비는 이날도 역전 우승을 겨냥했지만 퍼트에서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견고한 샷으로 버디 기회를 꾸준히 잡아나갔지만 후반에 결정적인 순간에 퍼트가 떨어지지 않았다. 예전에 썼던 말렛형 투볼 퍼터로 다시 돌아갔지만 감각은 썩 좋지 않았다. 박인비는 1라운드 28개를 제외하고 2~4라운드에서 퍼트 30개 이상을 모두 기록했다. 최종 라운드에서 퍼트 수도 31개였다.

11번 홀에서 3m 버디 퍼트가 홀컵을 돌고 나온 게 특히 아쉬웠다. 이 퍼트만 들어갔으면 모리야 쭈타누깐(태국)을 1타 차로 추격하며 역전 우승을 바라볼 수 있었다. 박인비는 파5 15번 홀에서도 2.5m 버디 퍼트를 놓쳤다. 이날 박인비는 타수를 줄여야 하는 파5 홀에서 하나의 버디도 낚지 못했다.

16번 홀에서 10m 거리의 롱 퍼트를 버디로 연결시켰고, 18번 홀에서도 환상적인 티샷 후 가볍게 버디를 낚았지만 너무 늦은 감이 있었다.

박인비는 "솔직히 세계 1위는 올해 나의 목표가 아니었다. 그래서 선물처럼 느껴진다. 다시 1위 자리에 돌아올 수 있어서 기쁘다"며 "하지만 톱랭커간 격차가 얼마 나지 않는다. 매주 세계랭킹 1위가 바뀔 수 있다. 자리를 지키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대회 전에도 세계랭킹 1위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입장을 드러냈던 박인비는 "내가 어떤 위치에 있던 계속해서 내 골프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인비는 전반적인 경기에 대해선 "전반에 될듯 될듯 하다가 안 됐다. 중반에 기회가 있었는데 못 살린게 아쉽다. 전반적으로 이번 주는 그린 위에서의 플레이가 아쉬웠다. 그래도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해서 기분이 좋다"고 설명했다.

퍼터를 바꿨지만 여전히 그린에서는 오락가락했다. 그는 "캘리포니아에서 경기를 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그린이 정말 어렵다. 포아 애뉴아 그린이기 때문에 공이 일정하기 구르지 않아서 올 때마다 애를 먹고 있다"며 "해가 지나면서 나아지려나 기대를 하는데 결국 발목이 잡히는 것 같다. 모든 선수들이 애를 먹는 그린이기 때문에 욕심내지 않고 거리 맞추는 플레이를 했던 것이 실수를 덜 하는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13년 만에 다시 LA로 돌아온 대회에 대해선 반가움을 표현했다. 그는 "한국에서처럼 많은 응원을 받았다. 경기 후에 식사하기도 편했다"며 "사실 모든 것이 배달이 가능했기 때문에 밖에 나가서 식사를 하지 않아도 될만큼 편했다. 매주 이런 데서 경기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반겼다.

박인비는 27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LPGA 메디힐 챔피언십에서 다시 통산 20승에 도전할 계획이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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