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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타누깐 자매 함께 힘 모았지만, 대기록 도전 실패

김두용 기자2017.09.18 오전 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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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야-에리야 쭈타누깐 자매가 17일 에비앙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를 앞두고 서로를 끌어 안으며 힘을 불어넣어주고 있다. [에비앙=김두용 기자]


쭈타누깐 자매의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동반 메이저 정복 도전은 실패로 돌아갔다.

17일 프랑스 에비앙 르뱅의 에비앙 리조트 골프클럽에서 열린 에비앙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를 앞두고 쭈타누깐 자매는 연습 그린에서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동생 에리야 쭈타누깐(22)은 우승에 도전하는 언니 모리야 쭈타누깐(23)의 손을 꼭 부여잡고 기를 불어넣었다. 마지막으로 포옹을 한 뒤 둘은 나란히 1번 홀 티박스를 향해 걸어갔다.

에리야는 이번 대회에서 컷 탈락했지만 기꺼이 언니의 첫 승을 위해 대회장을 찾았다. 최근 거듭된 부진으로 가슴이 답답한 상황이지만 에리야는 모리야의 첫 우승을 누구보다도 간절하게 빌었다. LPGA투어 67년 역사상 자매의 메이저 동반 우승 기록이 최초로 쓰여질 수 있을지 언론과 팬들의 관심도 집중됐다.

동생 에리야가 2016년 브리티시 여자오픈 정상에 오르며 먼저 메이저를 정복했다. 2013년 LPGA투어 신인왕 출신인 모리야는 최종일 번번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 아직까지 첫 승을 신고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1타 차 단독 선두로 출발했던 모리야는 첫 승을 메이저 대회에서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LPGA투어에서 역대 최강 자매는 안니카-샬로타 소렌스탐(스웨덴)으로 꼽힌다. 둘은 나란히 LPGA투어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린 바 있다. 하지만 샬로타가 메이저 우승을 차지한 적은 없었다.

대기록 달성을 앞둔 모리야는 9언더파 선두로 최종일 티박스에 섰다. 첫 출발은 불안했다. 1m 거리의 파 퍼트를 놓쳐 보기를 적었다. 하지만 이내 안정을 찾았고, 행운도 따랐다. 3번 홀 버디로 반등에 성공한 뒤 4번 홀에서 15m 이상의 칩샷을 버디로 연결하며 10언더파 단독 선두를 달렸다. 2위 그룹과의 격차를 2타로 벌렸다.



하지만 모리야는 짧은 퍼트 실수로 기선 제압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5번 홀에서 2m 파 퍼트를 놓쳐 보기를 적었고, 7번 홀에서는 1.5m 버디 퍼트가 홀을 스치고 지나갔다. 그러다 9번 홀에서 다시 5m 버디를 성공시키며 메이저 우승 가능성을 밝혔다.

에리야가 18홀 내내 따라다니며 응원전을 펼쳤지만 모리야는 압박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결국 후반에 2타를 잃고 연장전에 합류하지 못했다. 특히 마지막 18번 홀에서 레이업 후 시도한 세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리지 못해 연장 합류조차 불발됐다. 18번 홀에서 보기를 적은 모리야는 8언더파 공동 3위에 만족해야 했다. 끝까지 경기를 지켜봤던 에리야는 언니가 보기 퍼트를 성공시키자 누구보다 강하게 박수를 치며 격려했다. 공동 3위는 모리야의 역대 메이저 최고 성적표였다.

형제가 메이저 대회 동반 우승을 차지한 적은 지금까지 두 번 있었다. 먼고 파크, 윌리 파크(스코틀랜드) 형제는 1874년과 1875년 디오픈 정상에 차례로 올랐다. 그리고 리오넬 허버트, 제이 허버트(미국) 형제가 1957년과 1960년 PGA챔피언십에서 각각 우승을 차지했다.

에비앙=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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