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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지 조합, 로프트에 달렸다

김두용 기자2017.06.29 오전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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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클럽은 단연 웨지다. 버디를 잡느냐, 못 잡느냐의 여부가 웨지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진 신중혁]

◆ 로프트 변화 → 웨지 조합 변화

웨지의 종류는 크게 피칭 웨지(PW), 갭 웨지(GW/ AW), 샌드 웨지(SW), 로브 웨지(LW) 등 네 가지다. 모두 짧은 거리를 남겨두고 그린을 겨냥할 때 쓰는 클럽이다. 하지만 클럽별 로프트 각도가 바뀌면서 웨지의 구별과 쓰임새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과거 일반적인 피칭 웨지는 48도, 갭 웨지는 52도, 샌드 웨지는 56도, 로브 웨지는 60도 로프트로 맞춰졌다. 각 클럽의 로프트 간격은 4도로 조절됐다. 그러나 최근 클럽의 로프트 각을 세우는 경향이 두드러지면서 과거의 일반적인 공식도 깨졌다. 피칭 웨지는 40~47도로 낮아졌다. 테일러메이드 올 뉴 M2 아이언의 경우 피칭 웨지가 43.5도로 나온다. 캘러웨이의 스틸헤드 XR 아이언의 피칭 웨지는 44도다. 야마하의 UD+2 아이언의 경우 피칭 웨지가 38도까지 낮아졌다.

샌드 웨지와 로브 웨지 로프트의 경우 여전히 56도나 60도로 고정된 경우가 많다. 하지만 피칭 웨지가 40도까지 내려갔다면 갭 웨지를 사용한다고 해도 10도 가까이 간격이 생긴다. 이상적인 클럽별 로프트 간격을 4~5도로 본다면 피칭 웨지와 갭 웨지 사이에 한두 개의 웨지가 더 필요한 셈이다. 만약 피칭 웨지가 44도라면 48도, 52도 그리고 56도 샌드 웨지를 쓰는 게 이상적인 조합이 될 것이다. 피칭 웨지가 40도까지 내려간다면 45도, 49도에 샌드 웨지 54도를 쓰는 방법도 있다.

프로 골퍼들의 경우 클럽 개수가 14개로 제한된다. 주말 골퍼의 경우 개수 제한은 없지만 기본 에티켓 개념으로 14개를 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프로와 아마추어들은 피칭 웨지를 포함해 3, 4개의 웨지로 클럽을 구성한다. 일본은 48도와 52도, 56/58도 3개의 웨지 구성이 주를 이룬다. ‘웨지의 거장’ 밥 보키에 따르면 미국은 피칭 웨지를 포함해 4개의 웨지를 구성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한다. 보키는 “미국은 52도 웨지가 상당히 대중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9번 아이언 로프트가 세워지면서 46도짜리 피칭 웨지가 많다. 이렇다 보니 46도 피칭 웨지에 50도, 54도, 58도로 웨지를 구성하는 골퍼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촘촘한 웨지 조합, 정교한 쇼트 게임의 지름길

시중에 출시되는 풀 세트의 경우 여전히 어프로치라 불리는 갭 웨지는 52도, 벙커 탈출 전용인 샌드 웨지는 56도로 고정돼 있다. 또 피칭 웨지가 예전보다 세워져서 출시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내용들을 티칭 프로들이 잘 모르거나 간과하는 면이 없지 않다. J&J의 길제성 피터는 “피팅 룸에 찾아오는 골퍼들은 아직 피칭 웨지가 그렇게까지 서 있는지 잘 모르고 있다. 그래서 점검을 해본 후 피칭 웨지와 갭 웨지의 로프트 간격이 10도 이상 차가 난다는 사실을 알려주면 깜짝 놀라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피칭 웨지 로프트를 정확히 모른다는 건 낭패가 아닐 수 없다. 연습을 했을 때 원래의 피칭 웨지 거리보다 더 보내고도 ‘그러려니’ 하고 넘어간다면 필드에서는 대혼란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어라, 거리가 맞지 않네”라며 투덜거리거나 분노의 빈 스윙을 거듭하는 결과가 불 보듯 뻔하다.

그럼 스코어를 줄이기 위한 웨지 구성은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에게 찾아가 피팅 등의 점검을 마친 뒤 개인 맞춤형으로 구성하는 게 가장 좋다. 싱글이나 보기 플레이어 같은 진지한 골퍼들은 촘촘한 웨지 조합을 선호한다. 반면 거리 보완이 필요한 시니어 골퍼들은 웨지 보강 대신 고구마나 유틸리티를 추가하는 조합을 택한다. 길제성 피터는 “40대 초반까지의 진지한 골퍼들은 4개의 웨지를 사용하는 경향이 짙다. 로프트가 눕혀질수록 세기 조절 등으로 샷을 하는 게 힘들다. 특히 아마추어의 경우 반드시 그 거리를 때려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그러면 풀스윙 기준으로 초점을 맞춰 웨지를 추가한다”고 분석했다.

로프트 각도 외에 바운스나 그라인드의 기본적인 기능에는 큰 변화가 없다. 5, 6년 전까지만 해도 프로들은 러프 등에서 잘 빠져나올 수 있게 그라인드를 자신의 입맛에 맞게 갈아서 사용했다. M컷 모양의 그라인드가 성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 클럽들은 그라인드가 다 갈려진 뒤 출시된다. 바운스는 헤드의 밑부분인 솔이 튀어나온 부분의 각도를 의미한다. 돌출 부분이 클수록 바운스가 높다. 바운스가 높아지면 지면과 더 멀어지게 되는데 그러면 헤드가 지면에서 튕겨나가는 폭도 커지게 된다. 바운스의 각도는 56도는 10도, 나머지는 6~8도로 디자인된다. 따라서 단단한 코스에서는 각도가 낮은 바운스를, 벙커나 부드러운 지면에서는 각도가 높은 바운스의 웨지를 사용하는 기본 원리는 변함이 없다.

◆ 100야드 거리의 해법

아마추어 골퍼라면 누구나 300야드의 드라이브 샷 거리를 내고 싶어 한다. 현실적으론 불가능에 가깝다. 최첨단 과학으로 클럽이 발전하고 비거리가 증가하는 추세지만 그렇다고 해서 누구나 300야드 드라이브 샷을 구사할 순 없다. 하지만 웨지 샷은 다르다. 드라이브만큼 빠른 스윙 스피드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연습을 열심히 하고 자신에게 맞는 클럽만 선택한다면 ‘어프로치의 달인’이 될 수 있다.

피칭 웨지의 로프트가 낮아지면서 아마추어 골퍼들에게 가장 애매해진 거리는 대략 100~110야드라고 볼 수 있다. 피칭 웨지 120야드, 52도 웨지 90야드로 세팅된 아마추어 골퍼들이 다수다. 그래서 100야드가 남았을 때 사용할 클럽이 마땅치 않다. 길제성 피터는 “100야드 거리에서 칠 클럽이 없다며 문의하는 골퍼들이 많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필드에서 100야드를 맞춰야 하는 웨지 샷은 상당히 자주 찾아온다. 대개는 피칭 웨지를 짧게 잡고 풀스윙을 하거나 끊어 치는 컨트롤 샷으로 100야드 거리를 소화한다. 그렇지만 아마추어의 경우 세기 조절이나 스윙 아크의 크기로 정확히 거리를 맞추는 건 쉽지 않은 노릇이다. 그린을 공략하는 샷은 더더욱 정교함이 필수다.

풀스윙으로 100야드 거리를 소화할 수 있는 클럽이 있다면 웨지 샷은 더욱 쉬워질 수 있다. 이런 점을 보완하기 원하는 골퍼라면 웨지 개수를 늘리는 것을 추천한다. 누구나 그린을 공략하고 핀에 더 가까이 붙이기를 희망한다. 웨지가 바로 이런 게임 능력을 향상시켜줄 수 있는 클럽이다. 자신에게 맞는 웨지 조합을 찾는다면 골프 게임은 더 즐거워질 것이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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